유럽연합(EU)과 미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던 '100% 전기차 전환' 정책에서 한발 물러섰다. 저렴한 가격과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에 자국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처하자, 내연기관차 퇴출 계획을 철회하고 정책 궤도를 수정한 것이다. KBS등 보도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문제로 전 세계가 급격히 선회한 것이다.
■ EU,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사실상 철회
EU 집행위원회는 현지 시각 16일, 오는 2035년까지 신차의 탄소 배출량을 100% 감축하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해 목표치를 90%로 낮추는 법 개정안을 공개했다. 이는 2035년 이후에도 내연기관차 판매를 일부 허용하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내연기관차 퇴출' 공약을 파기한 셈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자동차 산업이 주력인 독일, 이탈리아 등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시장 잠식과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경영난이 가중되자, 유럽 자동차 업계는 급격한 전동화 정책의 수정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EU 측은 이를 두고 "실용적이면서 기후 목표에 일치하는 접근법"이라고 설명했지만, 환경 단체들은 기후 정책의 후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미국도 '유턴',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내연기관 집중
미국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비 규제 완화와 세액 공제 종료 등 전기차보다 내연기관차를 우선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대형 전기차 생산을 중단하고,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차 생산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 공포의 대상이 된 '차이나 모터스'
서구권의 이러한 정책 변화는 결국 '중국' 때문이다. 중국 전기차 업계는 막강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유럽 시장 점유율을 11.8%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중국의 대표적 전기차 기업 BYD(비야디)는 유럽 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폭증하며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가격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험 생산에 들어가는 등 기술 격차를 벌리고 있으며,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까지 장악하고 있어 서구권 업체들이 단기간에 이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포드와 르노가 전기차 개발을 위해 손을 잡고, 일본의 혼다·닛산·미쓰비시가 동맹을 맺는 등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
■ 한국 시장도 '비상'… 현대차 고전 속 중국산 공습 본격화
이러한 글로벌 시장의 판도 변화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 넘게 급감한 반면, 중국산 테슬라 모델 Y와 BYD 등 중국산 전기차의 점유율은 빠르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중국 브랜드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되면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전기차 전환 과도기 속에서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와 시장 점유율 하락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서구권의 전기차 속도 조절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고육지책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전동화 기술 경쟁력을 약화시켜 중국과의 격차를 더 벌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KBS 뉴스인용 / 관련 영상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u4JNRXCXd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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