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관리 지침 현저히 위반한 고의·중과실 제외…민·형사상 책임 면제 추진
- “교사 부담 줄이고 학생들에게 평생 기억할 체험학습 기회 보장해야”
수학여행과 소풍 등 현장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한 학교안전사고와 관련해 학교장과 교직원의 민·형사상 책임 범위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회의원(전남 순천갑·국회 교육위원회)은 지난 3일「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학교장과 교직원, 보조인력이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현저히 위반하는 등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교육활동 중 발생한 학교안전사고에 대해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면책 기준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형사상 면책 범위에 「형법」 제268조에 따른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 책임까지 포함하도록 명시한 것이 핵심이다.
속초 현장체험학습 사고 이후 법 개정 논의
이번 개정안은 2022년 11월 강원도 속초의 한 테마파크에서 발생한 현장체험학습 사고를 계기로 논의가 본격화됐다.
당시 현장체험학습에 참여한 초등학생이 후진하던 버스에 치여 숨졌고, 버스 운전기사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담임교사와 보조 인솔교사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담임교사는 항소심에서도 금고 6개월의 유죄 판단을 받았다.
이 사건 이후 교육현장에서는 교사가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에 대해서까지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에 따라 학교들이 수학여행이나 소풍, 현장체험학습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사례가 늘면서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 의원실이 보도자료에서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소풍을 실시한 서울지역 초등학교는 2023년 598개교, 전체의 98.8%였으나 2025년에는 309개교, 51.1%로 감소했다.
2년 사이 소풍을 실시한 학교가 289개교 줄어든 것이다.
현행법 면책 규정 있지만 적용 기준 불명확
현행 학교안전법은 학교장과 교직원, 보조인력이 교육부 장관이 마련한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따라 학생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학교안전사고에 대해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에 대한 판단 기준과 구체적인 면책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현장체험학습 도중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교직원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불안이 계속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 제10조의 면책 규정을 별도의 제10조의5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면책’ 조항으로 구체화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학교장과 교직원, 보조인력은 안전사고관리 지침을 현저히 위반하는 등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민사상 책임과 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만 단순한 주의 부족까지 모두 면책하는 것이 아니라, 지침을 현저히 위반했거나 고의·중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현행과 같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다.
사고 대응에서 ‘사전 예방’까지 지침 확대
교육부 장관의 학교안전사고관리 지침 마련 의무도 강화된다.
현행법은 학교 안팎의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와 위급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지침을 제정해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보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여기에 교육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예방을 명시적으로 포함했다.
이에 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한 이후의 대응뿐 아니라, 현장체험학습 전 사전점검과 위험요인 확인, 인솔·이동 과정의 안전관리 등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의원 “교사는 안심하고, 학생은 소중한 경험 누려야”
김문수 의원은 “소풍과 수학여행을 할 때 교직원에게 지워지는 불합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번 법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이 평생 기억할 학창 시절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면서도, 교직원들이 과도한 법적 책임에 대한 불안 없이 교육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법안에는 대표발의자인 김문수 의원을 비롯해 김준혁·채현일·조계원·김태년·김한규·부승찬·소병훈·노종면·손명수·강경숙·문진석 의원 등 모두 12명이 참여했다.
학교안전법 개정안 핵심 내용
<현행>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학교장·교직원·보조인력의 민·형사상 책임 면제
면책 요건과 범위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
안전사고 발생 이후 대응 중심의 관리지침
개정안
사고 예방을 포함한 안전사고관리 지침 마련
지침을 현저히 위반한 경우와 고의·중과실을 제외하고 면책
민사책임과 함께 「형법」 제268조상 형사책임까지 면책 범위 명시
학교안전사고 면책 규정을 별도 조항으로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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