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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한 명이라도 더 살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게 나의 죄명입니다.

  • 노영윤 기자
  • 입력 2022.11.09 16:22
  • 조회수 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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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용산소방서장이 잡고 있던 마이크는 떨렸다.

떨지 않으려고 더 세게 잡아보아도 멈춰지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를 마주한 소방관들의 간절한 떨림이었기 때문이다.


소방의 날 60주년을 맞은 소방관들의 마음은 너무 힘들다.

열흘 전, 내가 태어나고 나를 소방관으로서 살게 해준 대한민국에 일어나서는 안 될 참사가 발생하였다.


10월 29일, 그날은 특히 용산소방서 직원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다. 살려달라는 비명과 도와달라는 외침 그리고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소방관의 사투...

그중 한 명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었다.

 

그는 직접 순찰을 하지 않아도 될 위치에 있었지만, 참사 당일 이태원 안전센터 인근에 예방 순찰을 할 만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참사가 발생하자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고, 참사 현장에서 떨림을 뒤로 한 채 현장을 지휘했다.

누구보다 신속하게 그리고 책임감 있게 그는 일선 지휘관의 역할을 다하였다.

 

 

용산소방서가 가용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모두 다 투입했으며, 마지막까지 참사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현장 브리핑 때 마이크를 잡고 부르르 떨고 있던 손, 그 모습은 7만 소방관들의 마음을 울리게 하였다.

 

 

현장에서 어느 때 보다 최선을 다했지만 의도하지 못한 결과를 낳은 소방관들의 울림이었기 때문이다.

 

용산소방서장은 일선 소방책임자로, 시장도, 구청장도, 경찰서장도 없었던 참사 현장에서 구조구급 업무 외에 인파와 교통관리 업무까지 챙기며 참사 예방과 수습을 위해 고군분투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참사에 떳떳한 국민도, 소방관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참사를 일선 지휘관의 책임으로 묻겠다는 것은 용산 소방관뿐만 아니라 7만 전체 소방관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과 같다.


경찰 특수본 수사를 보면서 꼬리 자르기, 구색 맞추기, 짜맞추기, 희생양 찾기 수사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현장에 또 다른 희생자를 만들어서 자신들은 빠져나가고자 하는 것인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정부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

둘째, 진짜 책임자를 밝혀내라.

셋째, 참사 원인을 밝히고 제대로 밝혀내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 피해자와 유족을 위한 최고의 추모임을 제발 깨달으라.


이번 사고는 누군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적 참사이다. 7만 소방관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고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2022년 11월 9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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