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 가야와 중국 남조의 국제교류 관계 보여주는 유물로 평가

- 11~12일 현장공개 행사 통해 75호분 발굴성과와 출토유물 공개

 

아라가야의 옛 도읍이었던 경남 함안에서 아라가야의 위상과 가야의 국제성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유물이 발굴되어 가야사 조사연구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과 경상남도(도지사권한대행 하병필), 함안군(군수 조근제)은 지난 7월부터 경남연구원에서 발굴조사 중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에서 가야문화권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남조시대 연꽃무늬 청자그릇(蓮瓣文 靑磁碗)이 출토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말이산 고분군의 체계적 정비와 보존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것으로 말이산의 가지능선 끝자락에 위치한 75호분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 무덤은 봉토지름 20.8m, 높이 3.5m, 석곽길이 8.2m, 너비 1.6m로, 최상위지배자의 것보다는 규모가 조금 작아 아라가야 귀족층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사진6.함안말이산고분군75호분발굴모습2.png

사진/경남도

다양한 축조기술로 쌓은 봉토 내에는 11매의 덮개돌로 덮인 좁고 긴 돌덧널 1기가 배치되어 있었으며, 그 내부에서는 무덤주인의 매장 공간을 중심으로 서쪽에 유물을 집중부장하고, 동쪽에 순장자를 배치하는 전형적인 아라가야 대형 돌덧널무덤의 특징이 확인되었다.

 

무덤 안에서는 금동허리띠를 비롯하여 큰칼, 금동장식 화살통, 화살촉, 쇠창, 도끼 등 무기와 말갑옷, 안장, 발걸이, 기꽂이 등 말갖춤, 굽다리접시, 그릇받침, 큰항아리 등 50여 점의 토기 등 5세기 후반의 가야유물이 다량 출토되었다. 그중 가장 주목할만한 유물은 중국 남조시대에 제작된 연꽃무늬 청자그릇으로 무덤 안 유물부장공간의 굽다리 항아리 옆에서 출토되었다. 

 

청자그릇의 크기는 아가리지름 16.3㎝, 높이 8.9㎝, 바닥지름 7.9㎝로 같은 기종 중 큰 편이다. 그릇 외면에는 부조의 연꽃잎무늬(蓮瓣文)를 돌아가며 배치하되 안쪽, 바깥쪽 8개씩 서로 겹치도록 하였고, 연꽃잎 가장자리는 3줄의 오목새김선을 넣어 입체적으로 표현하였다. 그릇의 유색은 연녹색으로 굽을 제외한 전면에 골고루 시유되어 있으며, 빙렬(氷裂)도 전체적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청자그릇은 중국 남조의 첫 왕조인 송(宋, 420~479)대의 대표적인 기형으로 중국 강서성(江西省) 홍주요(洪州窯)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물을 직접 관찰한 관계전문가에 따르면, 당대 중국의 청자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최상품이라는 평가다. 국내에서는 서울 풍납동 토성과 천안 용원리 유적 등 백제문화권에서 출토된 바 있다.

 

중국 정사 중 유일한 가야 관련 기록인 『남제서(南齊書)』‘동남이열전(東南夷列傳) 가라조(加羅條)’에 479년 가라국왕 하지(加羅國王 荷知)가 남제(南齊, 479~502)에 사신을 보내어 조공하고 보국장군 본국왕(輔國將軍 本國王)에 제수되었다는 기록이 있어 이 무렵 가야가 동아시아 외교 무대에 본격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말이산 75호분에서 출토된 중국제 청자그릇은 5세기 중국 남조와 가야의 긴밀한 외교, 교류관계를 보여주는 획기적인 유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이번 발굴조사의 성과를 알리는 현장공개 행사가 11~12일 양일에 걸쳐 매일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개최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말이산 고분군 남문외1호분과 가야산성으로 밝혀진 안곡산성 등의 발굴조사 현장도 공개하여 아라가야의 문화상과 위상에 대한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KJB한국방송]경남=김수철 기자 sck1850@hanmail.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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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가야 귀족무덤에서 중국 남조시대 최고급 청자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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