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석 자 다음에 ‘현상’이라는 명칭이 따라붙었던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딸 박사학위를 축하하러 미국으로 떠났다. 공교롭게도 6.13지방 선거와 박사학위 수여식이 겹쳐 안철수 전 후보는 선거에서 패배한 바른미래당 사정을 외면하고 딸의 영광을 택했다. 안 후보의 측근인 장진영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역사의 어느 전쟁에서 패장이 패배한 부하들 놔두고 가족 만나러 외국에 가버린 사례가 있느냐"라고 쏘아붙였다.
다당제 명분을 내세워 멀쩡한 국민의당을 쪼개고 바른정당에 합류한 안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19%를 얻어 3위로 처졌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3위였지만 이번에는 그때보다 득표가 낮은 3위로 전락했다. 자신의 몰락은 개인의 문제이지만 바른미래당은 전국 기초단체장 한 석을 건지지 못한 기초단체장 제로라는 불명예를 떠안아 당 전체가 초상집 분위기에 휩싸였다. 참패의 충격에 매몰된 당의 사정을 고려한다면 가족 경사쯤은 무시하고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원들 곁에서 아픔을 함께하는 게 정상이다. 오죽하면 최측근이 전쟁에서 패장이 패배한 부하를 놔두고 가족 만나러 갔다고 힐난했겠는가. 이기주의의 극치, 무책임의 극치를 보는 것 같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호남 사람들의 억한 감정은 어느 지역 사람들보다 강하다. 호남 표심을 싹 쓸어 모아 제3당의 길을 터주었더니 호남 사람들의 반대 견해를 묵살하고 바른 정당과 손잡은 폭거를 자행했다고 성토한다. 지방선거에서 호남 전체를 민주당이 거꾸로 싹쓸이하는 역전극이 펼쳐지자 안 후보에 대한 적개심은 하늘을 찔렀다. 국민의당 그대로 상태에서 민주당과 1 대 1 구도를 펼쳤더라면 상당한 성과를 올렸을 것이라고 땅을 친다.
제3당이라는 바른미래당은 전남도지사 후보를 내지 못했다. 2명의 바른당 국회의원이 있는 광주시 광산구에서도 청장 후보가 없었다.
바른미래당에 대한 광주 사람들의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물며 다른 지역에서 성과를 내기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제3당이면서 광역은 고사하고 전국 226개 기초단체장 한 명도 내지 못한 초라한 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민주평화당은 전남 기초 단체장 선거에서 3석 전북에서 2석을 거두어 모두 5석을 확보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는 호남에서 안철수에 대한 적개심이 얼마나 강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민초들의 표심을 상징하는 광역단체 비례대표 정당득표율을 보면 광주, 전남 민심을 실감할 수 있다. 광주의 경우 민주 67.4, 민주평화 8.2 바른 미래 4.3 정의 12.7 민중 4.5였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과 의회를 싹쓸이한 광주에서 바른미래당은 민주와 민평당에 밀렸을 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다른 군소당에도 밀려 꼴찌를 기록했다. 이를 본 일부 시민들은 통쾌하다는 말로 배신감을 안겨준 바른미래당을 비난했다.
이 같은 꼴찌 실적은 전남 광역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광주․전남 민심이 바른미래당을 향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안철수의 호남 배신으로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에 표를 몰아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민주당은 전남지사와 광주시장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광역에서 광주는 20명 모두를 독식했고 전남 광역에서는 52명 중 50명을 차지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도 비슷하다. 민주당은 광주 시내 5개 구청장을 휩쓸었고 전남의 경우 22개 중 14곳을 확보했다. 국민의당이 살아있었더라면 이러한 일당 독주의 결과는 일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결국 호남에서 민주당의 완승은 안후보가 만들어주었다는 비아냥이 나돈다. 이제 호남 사람들의 가슴속엔 안철수는 없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안철수 전 후보의 정계은퇴를 고언했다. 같은 날 KBS에 출연해 “새 정치를 하겠다고 나온 동기는 괜찮았지만 노력이 국민에게 평가받지 못했다”면서 “이쯤에서 정치를 접고 본업으로 돌아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옳다"라고 말했다. 윤여준 전 장관은 바른미래당에도 쓴소리를 냈다. 그간 ‘망각 지대’에 있으면서 “보수의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라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당과 바른 정당의 합당은 “국민들이 볼 때 이질적인 사람들끼리 합친 구태의 정치형태”라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도 아니고 자유한국당도 아닌 중간은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중도라는 게 그게 중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철수에 대한 배신감이 깊이 박힌 광주․전남 사람들에게 이처럼 속 후련한 논평도 없을 것이다.
[출처] 호남 일당 구조 만들어주고 자멸한 안철수 http://www.newshonam.com/n_news/news/view.html? no=14830
▲본 칼럼은 본지의 취재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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