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사관적 표현으로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킨 “전라도 천년사” 편찬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되면서 많은 우려와 불신을 낳고 있다.
“전라도 천년사” 편찬은 전라도 정명 천년을 맞아 호남권 3개 광역단체가 2018년부터 5년간 24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가며 전라도 역사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중차대한 사업이다.
관찬 서적으로서의 “전라도 천년사”는 책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공적 권위와 공적 신뢰를 동반하기 때문에 집필의 전 과정과 이후 검증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34권 13,559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전라도 천년사”를 단 2주간의 짧은 공람기간 동안 검증하고 이의 신청을 받는다는 것은 애당초 검증 자체가 요식행위였거나 검증의 진정성을 의심 받기에 충분하다.
역사서 편찬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물로서의 의미만 있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국제 관계를 비롯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관통하여 현재와 미래에 대한 강한 규정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공의 영역에서 편찬되는 관찬 서적은 집필진 개개인의 입장과 논증을 밝히는 장이 아니라 오랜 숙의 과정과 논쟁과 토론의 공론장에서 다듬어지고 객관화된 공적 통일성을 전제로 하여야 한다.
특히나 동북공정을 전면화하는 중국의 역사 팽창주의와 일제강점기부터 역사왜곡과 조작을 일삼으며 다시 군국주의 재무장을 서두르는 일본의 현실을 고려할 때 보다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사관의 정립을 통한 역사서의 편찬은 매우 중요하다. 그들의 역사 왜곡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다.
특히나 문제가 되고 있는 가야사 부문은 2017년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 가야사 연구 및 정비”가 선정되면서 대규모 예산을 둘러싼 지자체 간의 과도한 경쟁과 가야사 연대, 규모, 명칭, 영역의 비정 문제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계속되는 이견과 논쟁이 진행되는 점을 감안할 때 보다 보수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사항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전라도 천년사”를 편찬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전라도 천년사”를 편찬하는가가 중요한 일이다.
진보당 전남도당, 광주시당, 전북도당은 공개적으로 다시 한번 요구한다.
첫째, 역사왜곡 논란 “전라도 천년사”를 전면 재검토하라!
둘째, 호남권 3개 지자체와 편찬위원회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투명하고 공개적인 검증 절차 계획을 수립하라!
셋째, 왜곡보다는 폐기가 낫다. 전라도 자존심에 먹칠하지 말라!
2023년 5월 11일
진보당 전남도당 광주시당∙광주시당∙전북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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