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도 아닌 합의‘건의’문으로 영토 내주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을 것”
박주선 국회 부의장은 7일 “주한미군이 보유 중인 미집행ㆍ미지급 방위비분담금 1조 1,281억원이 당초 미국이 부담하기로 한 사드 전개 및 운영비용으로 전용될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8년째 활동 중인 박주선 부의장은 “한국이 사드배치 비용 10억불을 지불해야 한다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은 허풍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4월 26일 미국 하원에 방위비분담금으로 ‘사드 부지 개선’에 사용하겠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간 정부는 “한미는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관련 규정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부지·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 체계의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측이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4월 27일 미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에 제출한 보고서(STATEMENT OF GENERAL VINCENT K. BROOKS)에서 “방위비분담금협정은 필요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안보 상황에 대응하고 사드 부지의 개선 같은 최근 급작스럽게 발생한 비용도 부담한다.(The Agreement also provides much-needed flexibility to respond to the changing security environment and shift funds toward emerging requirements such as the THAAD site improvements.)”고 진술했다.
같은 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가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사드는 10억 달러(약 1조 1300억원)짜리 시스템(It's a billion dollar system)이라며 “나는 한국이 사드 비용을 지불하는 게 적절하다고 한국에 통보했다(I informed South Korea it would be appropriate if they paid)”고 말했다.
외교부가 박주선 부의장에게 제출한 강경화 외교장관 인사청문회 서면질의답변서에 의하면, 2016년 12월말 현재 우리나라가 주한미군에게 지급했으나 집행되지 않고 있는 ‘미집행 방위비분담금’은 3,331억원이며, 당초 우리나라가 주한미군에 지급하기로 했으나 이월ㆍ불용ㆍ감액편성으로 미국에 추가로 주어야 할 미지급 방위비분담금 역시 7,950억원이다. 미집행ㆍ미지급 방위비분담금만 해도 총 1조 1,281억원에 달한다.
박주선 부의장은 이 돈이 사드 배치 및 운용비용에 우선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작년말 기준 미집행ㆍ미지급 방위비분담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한 10억 달러에 거의 딱 드러맞는 금액이다.
자료를 공개한 박주선 부의장은 “한미간 합의내용에 대해 정부가 국회와 국민을 속인 선례가 있다. 브룩스 사령관도 인정했듯이 LPP협정에 따른 미군기지 이전사업에서 ‘토지는 한국이, 건설비용은 미국이 부담’하기로 했으나, 미국은 한국이 부담한 방위비분담금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같은 보고서에서 “LPP는 미국의 책임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LPP 관련 공사에 (한국이 제공한) 방위비분담금을 사용한다.(LPP, although a U.S. responsibility, utilizes SMA contributions for most LPP-related construction.)”고 적었다.
박주선 부의장은 “‘사드 4기 추가반입’에 이어 우리 국민의 혈세로 제공한 방위비분담금이 미국이 부담키로 한 사드 비용으로 전용되는지 여부가 새로운 논란꺼리로 부각했다. 이같은 논란들의 근본적 이유는 박근혜 정권의 밀행주의 때문”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보고 누락’이라고 분노할 것이 아니라, 진실 파악에 주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부의장은 “타국 군대에 영토를 제공하면서 조약도, 합의문도 아닌 합의건의문으로 절차를 진행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한미 양국이 서명한 두 개의 문서, 즉 작년 3월에 체결한 ‘한・미 공동실무단 구성 관련약정’(2급 비밀)과 올해 4월 20일 서명한 ‘한미간 사드 배치 부지 공여를 위한 합의건의문(agreed recommendation)’을 최소한 국회에 비공개로라도 공개하는 것이 국민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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